카지노 : [조국 사태의 재구성] 50. 검찰, 동양대 조교 증인 출석 전 전화로 ‘증언 교란’

ai주식/주식ai : 지난 회에서 다룬 내용을 잠깐 돌아보자면, 동양대 김민ㅇ 조교가 2차 증언에서 ‘9월 10일 PC 압수가 압수수색인 줄 알았다’라고 증언하자 그 증언을 즉각 무력화해야 했던 안성민 검사는 유도신문을 통해 김 조교가 물어봤을 때 자신이 압수수색 아니라고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그런 주장이 신빙성 있게 들리도록 하기 위해 김 조교로부터 ‘음료수와 캔디’를 받았다며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듯 연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교양학부엔 잠시 들렀을 뿐 현장엔 있지도 않았다. 당연히 음료수고 뭐고 김 조교로부터 받은 적도 없는데다, 존재하지도 않았던 ‘음료수’를 들먹인 것은 잘못 ‘컨닝’까지 한 결과였다.

그런데 안 검사의 이런 억지 만발 주장을 증인석의 김 조교는 제대로 부인하지 못했다. 앞서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지만, 증언 당일 법정 현장의 상황 외에 그보다 이전에 벌어진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었다. 증인 출석을 앞둔 김 조교에게 안 검사가 전화를 걸어 김 조교의 기억을 크게 오염시킨 것이다.

증인 출석 앞둔 김 조교에게 온 안성민 검사의 전화

김 조교의 ‘압수수색인 줄 알았다’ 증언으로 돌아가보자. 아래는 앞서도 살펴본 바 있는 2020년 7월 2일 김민ㅇ 조교의 2차 증인 출석 당시 변호인 측의 주신문 부분이다.

김민ㅇ 조교/ 그거는 2월 11일에 전화통화로 우선은 했었거든요.
김칠준 변호사/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요?
김민ㅇ 조교/ 저는 그때까지 압수수색인 줄 알았거든요. 9월 10일이. 근데 설명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거 압수수색이 아니다. 너 영장 안 받지 않았냐”. 그래서 “압수수색이 아니면 압수목록 그거” 이랬더니 “아 그거 임의제출이었다, 니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거다, 압수수색이라고.” 그렇게 얘기해 주셨습니다.
김칠준 변호사/ 전화통화 전까지만 해도 강사실 PC는 압수수색에 의해서 압수된 걸로 알고 있었다는 뜻인가요?
김민ㅇ 조교/ 예, 저는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이 증언 부분을 정리하자면, 김 조교는 2020년 3월 25일에 1차로 증인 출석하기 전인 2월 11일에 검찰 관계자와 통화를 했는데 이때 통화 상대방이 ‘압수수색 아니었다, 임의제출이었다’라고 알려줬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증언에서 김 조교가 거론하고 있는 ‘2월 11일 통화’의 상대방은 이 공판에서 검사석에 앉아있던 안성민 검사였다. 김 조교는 눈 앞에서 안 검사를 보고도 ‘저기 앉아있는 안 검사’라고 지목하지 않은 것이다.

혹시 김 조교가 안 검사를 알아보지 못한 것일까? 그럴 리는 없다. 문제의 2월 11일 통화 후 김 조교는 1차 증인 출석을 앞두고 서울중앙지검에 가서 안성민 검사를 실제 만나기도 했다.

(명목상 10월 15일에 참고인조사를 받았던 기록을 받기 위한 방문이었지만, 실제로는 안 검사와 동양대 행정지원처장 정규ㅇ이 종용한 결과였다.)

심지어 김 조교는 이어진 증언에서 해당 통화에서 그 검사가 ‘목소리도 격해지고 막 반말도 하고’ 해서 기분이 나빴다고 진술하기까지 했다. 물론 이것도 안성민 검사를 지칭한 것이다.

김민ㅇ 조교/ (전략) 그 다음에 그 전에 2월 11일 통화하고 나서 제가 좀 많이 기분을 나빠했었거든요, 검사님이랑 통화 하면서. (중략) 11일 날 전화하셨던 분은 목소리도 격해지시고 막 반말도 하시고 이러시니까 (후략)

김 조교는 변호인이 묻지도 않았고 전후 맥락과도 관련성이 적은 자신의 ‘기분 나쁨’까지 굳이 거론했다. 김 조교가 어떻게든 안 검사의 행위를 꼭 거론하고 싶었던 것도 알 수 있다.

김 조교는 이렇게 통화 중에 무례해서 기분이 나빴던 안성민 검사를 얼마 후 서울중앙지검에 가서 실제로 마주한 것이다. 당연히 안 검사를 기억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김 조교는 바로 눈 앞에 있는 안 검사를 가리켜 ‘저 검사’라고 지목하지는 못하고 “11일 날 전화하셨던 분은”이라며 그 자리에는 없는 사람 얘기하듯 진술했다. 왜 그랬을까?

김 조교는 안 검사에게 기분만 나빴던 것이 아닌 상당한 위압감도 함께 느꼈거나 그 ‘기분 나쁨’의 실체가 위압감이었고, 그래서 같은 자리에 있는 안 검사를 정면으로 지목하지 못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즉 이 2월 11일 안 검사와의 통화가 증인으로 출석할 김 조교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러면, 이 문제의 2월 11일 통화에서는 어떤 말이 오갔을까?

압수수색 아니라고 알려줬다는 주장, 김 조교 즉각 부인

2020년 2월 11일 통화는 안 검사가 김 조교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 명목은 강사휴게실 PC들을 압수한 9월 10일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것이었다.

이 통화에서 김 조교는 ‘9월 10일에 압수수색 여부를 물어봤는데 대답을 듣지 못했다’는 말을 두 번이나 언급했다. 두 번 모두 김 조교가 안 검사에게 강사휴게실을 뒤지게 된 경위 등을 설명해주던 와중이었다.

김 조교가 처음 “‘혹시 이것도 압수영장이 있는 건가요’ 이렇게 물어봤어요”라고 설명했을 때, 안 검사는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이어서 질문을 받은 수사관 추정 인물이 대답하지 않고 열어야 된다고 고집해서 열어줬다는 말에도, 안 검사는 딱히 반응을 보이지 않고 김 조교의 설명을 듣고만 있었다.

이에 앞서 안 검사가 ‘지난번 압수수색’이라고 언급하며 질문했을 때도 김 조교는 “9월 3일 1차 때를 말하는 거냐”고 되물으며 9월 10일 압수를 ‘2차 압수수색’으로 알고 있었던 사실을 노출하기도 했다. 안 검사는 이 대목에서도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이렇게 두 차례나 김 조교의 ‘압수수색’ 발언을 그냥 흘려 넘겼던 안 검사는, 화제가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가 김 조교가 다시 ‘압수수색 대답 못 들었다’ 언급을 하자 느닷없이 태도가 돌변했다.

김민ㅇ 조교/ 봐야 된다고 하셨기 때문에 열어드린 거거든요. 네. 그래서 저는 이거 혹시 압수수색인가요? 이렇게 여쭤봤는데 대답이 없으셨거든요.
안성민 검사/ 압수수색은 아니라고 그때 제가 들어가서 얘기했잖아요.
김민ㅇ 조교/ 그… 아닌데?
안성민 검사/ 영장을 안 보여줬잖아. 9월 3일 날 한 거 영장을 보여줬을 거 아니에요. 9월 4일 날인가?
김민ㅇ 조교/ 9월 3일 날도 제 기억상으로는…
안성민 검사/ 영장을 보여주신 건 맞아요. 그때는 영장을 보여줬고. 9월 3일, 4일 날은.
김민ㅇ 조교/ 제 기억상으로는 안 본 거 같아가지구, 네 근데 기억이 정확하지가 않으니까. 벌써 한,
안성민 검사/ 기억은 안 정확해서. 여하튼 그래도 그걸 발견했고, 다시 교양학과 사무실로 가져와서. 그런 다음에요?

보다시피, 김 조교는 강사휴게실 문을 열어주기 전에 ‘압수수색이냐’라고 물었고 검찰 관계자가 대답하지 않았다는 말을 거의 동일하게 두 번 반복했는데, 안 검사는 첫 발언에는 아무 반응을 하지 않다가 두번째에야 정색하고 자신이 압수수색 아니라고 말해줬었다고 주장했다. 자기가 들어가서 ‘압수수색은 아니’라고 얘기했지 않냐는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김 조교는 잠깐 멈칫 했다가 이어서 “아닌데?”하며 분명하게 부인했다. 즉 김 조교는 2월 11일 통화에서 안 검사의 ‘압수수색 아니라고 알려줬다’ 주장을 즉시 부인했던 것이다.

이 대목에서 김 조교가 멈칫했던 이유는 자명하다. ‘압수수색 아니었다’는 말은 처음으로 들었을 뿐만 아니라 앞서도 ‘압수수색’을 두 번이나 거론했는데 가만히 듣고만 있던 안 검사가 갑자기 정면으로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영장을 안 보여줬잖아”, 동문서답 ‘3단 생떼논법’

이에 안 검사 역시 물러서지 않고 나름(?)의 근거를 대며 김 조교의 “아닌데?” 발언을 무력화하려 시도한다. 그런데 근거라고 내놓은 말이 어처구니가 없다. “영장을 안 보여줬잖아”라는 것이다.

안 검사의 이런 주장은 김 조교의 “아닌데?” 항변에 대해 아무런 답도 반론도 될 수 없는 완전한 동문서답이다.

통화의 이 대목에서 안 검사가 “아닌데?” 하는 김 조교를 설득 혹은 무마하려고 하는 이슈는 그 바로 앞 발언에서 보듯 자신이 ‘압수수색 아니라고 알려줬었다’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여기서 안 검사가 내놓은 “영장을 안 보여줬잖아”라는 말은 그 대답이 되지 않는다. 이 말이 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라도 있는 질문은 ‘압수수색 아니었다’ 뿐이다.

즉 안 검사는 이 대목에서 자신이 제기했던 ‘압수수색 아니라고 알려줬었다’ 문제를 슬그머니 ‘압수수색 아니었다’ 문제로 프레임을 전환시킨 것이다.

이것도 끝이 아니었다. 안 검사는 “영장을 안 보여줬잖아”에 이어 ‘9월 3일엔 영장 보여줬다’로 또다시 점프를 했다.

안 검사가 “영장을 안 보여줬잖아”에서 말하고 있는 시점은 강사휴게실 PC를 압수한 9월 10일 시점이다. ‘9월 10일에 영장을 보여줬느냐’ 여부는 ‘9월 3일에 영장을 보여줬느냐’ 여부와 논리적으로 무관하다.

결국, 안 검사가 늘어놓은 ‘3단 생떼’를 요약하면 이렇게 된다.

‘9월 3일에는 영장을 보여줬으니 9월 10일에는 내가 압수수색 아니라고 알려줬던 것 아니냐’

당연히 황당한 억지다. 필자가 의도적으로 말을 이상하게 만든 것이 아니다. 안 검사의 주장은 이렇게밖에 요약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쨌든 이런 안 검사의 억지 연발은 김 조교의 주의를 ‘9월 10일에 압수수색 여부 아니라고 말해줬었다’ 이슈에서 ‘9월 3일에 영장 보여줬다’ 여부로 돌려놓는 데에 성공했다.

상대가 이런 식으로 여러 단계의 억지 주장을 늘어놓으면, 듣는 사람의 가장 흔한 반응은 그중 가장 자신 있는 부분부터 반박하는 것이다. 김 조교에겐 그것이 ‘9월 3일에도 영장을 보여주지 않았다’였다.

지난 회에서 살펴본 임정엽 재판장의 증인 신문에서도 확인했듯이, 검찰은 9월 10일 강사휴게실 PC 압수 당시는 물론이고 9월 3일 동양대 압수수색 당시에도 김 조교에게 압수수색영장을 보여주지 않았다. 9월 3일 압수수색 당시 검찰은 ‘(영장은) 원래 윗사람만 보여주면 된다’라고 했었다. (이것도 중대한 위법이다.)

그런데 김 조교가 “9월 3일 날도 제 기억으로는…”하며 안 검사의 ‘9월 3일 영장 제시’ 주장을 반박하려 하자 안 검사는 말을 끊으며 대뜸 “영장을 보여주신 건 맞아요. 그때는 영장을 보여줬고.”라며 못을 박아버렸다.

그것도 처음에는 추측성으로 ‘보여줬을 것’이라고 했다가 곧바로 ‘영장 보여준 게 맞다’며 두 차례 반복해 단언을 했다.

영장 제시 여부 알 리 없는 안성민, ‘9월 3일엔 보여줬다’ 억지

한층 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이런 안 검사의 ‘급발진’ 주장이 당장 이 통화의 전반적 맥락과도 완전히 모순되기 때문이다. 안 검사는 이 통화의 시작부터 9월 3일 압수수색과 9월 10일 PC 압수 모두 현장 상황을 모른다며 김 조교에게 꼬치꼬치 물어보던 중이었다.

안 검사는 현장 상황을 모르는 것은 물론 압수수색 날짜조차 헤매면서도 ‘9월 3일엔 영장을 보여줬다’며 억지를 부린 것이다. 그야말로 ‘기승전땡깡’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과감무쌍’한 억지다.

이런 안 검사의 갑작스런 억지에 놀란 김 조교가 ‘기억이 정확하지 않으니’ 하며 한 발 물러서자, 안 검사는 기회를 잡았다는 듯이 다시 한번 ‘기억은 안 정확하다’고 강조한 후 화제를 다른 얘기로 돌려버렸다.

사람의 말은 기억과 생각에서 나오지만, 당황해서 엉겁결에 내뱉은 말이 기억과 생각을 왜곡하기도 한다. 김 조교가 안 검사의 억지에 한 발 물러서자 안 검사는 자신의 ‘승리’를 재확인 하고는 토를 달 기회를 주지 않고 화제를 돌려버렸다.

김 조교로서는 안 검사의 갑작스런 반칙 공격에 당황해서 한 발 물러선 상태에서 ‘경기가 종료되어버린’ 상황이 됐다. 관련 없는 엉뚱한 말들을 쏟아내면서 김 조교의 자기 기억에 대한 자신감을 흩트려버리고는 그게 좀 먹혔다 싶자 재빨리 화제를 돌려버린 것이다.

이것이 김 조교가 2차 증언에서 안 검사의 ‘압수수색 아니라고 알려줬었다’ 주장에 제대로 반박하지 못한 중요한 이유들 중 하나다.

사소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통화 중 “영장을 안 보여줬잖아”라는 안 검사의 말이 ‘반말’이라는 점도 짚어 둘 필요가 있다. 김 조교가 2차 증언의 변호인 주신문 중에 언급했던 대로다.

이 발언 이전까지 안 검사는 김 조교에게 사근사근하게 말을 하면서도 대체로 경어를 쓰고 있었다. 그런데 김 조교에게 압수수색 아니라 얘기해줬다고 주장한 후 그 근거로 ‘영장 못 봤잖아’ 논리를 들이댄 이 대목에서 안 검사는 기습적으로 반말을 던졌다.

아주 잠깐 마주쳤을 뿐 결코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사람이 꽤 친한 척 하는 말투로 통화를 하던 중에 느닷없이 반말투가 튀어나오면 누구라도 당황하게 마련이다. 게다가 김 조교가 당시 사회생활 경험이 많지 않은 20대 대학 조교였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김 조교를 갑자기 당황하게 만든 이 ‘반말 습격’도 다년간의 신문 경험으로 다져진 안 검사의 ‘테크닉’ 중 일부라고 보이는 것이다.

정작 ‘압색 아니라고 알려줬었다’ 근거는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이런 통화 중의 왈가왈부 속에 안 검사가 주장하는 핵심인 ‘9월 10일에 내가 압수수색 아니라고 알려줬었다’에 대한 근거나 설명은 단 하나의 티끌조차 없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김 조교가 9월 10일 PC 압수를 압수수색으로 알았다는 문제 못지 않게, 9월 3일 압수수색 당시 김 조교에게 영장을 보여주지 않은 문제 역시 민감하고 심각한 문제다.

모든 측면에서 따져봐도 이 ‘9월 3일 영장 미제시’는 객관적 사실로 볼 수밖에 없다. 안 검사가 통화에서 9월 3일과 10일 모두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 상황을 전혀 모른다고 설명 좀 해달라고 해놓고도 갑자기 3일에는 영장을 보여줬다고 우긴 사실 자체가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만 나올 상황이다.

여기다, 지난 회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김 조교가 ‘자신은 두 번 모두 영장을 못봤다, 검찰이 윗사람만 보여주면 된다 했다’고 증언한 후에도 안 검사를 포함한 검사들은 반대 주장을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는 점도 결정적이다. 이 문제 역시 법적 절차 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임에도 검찰은 아예 반박을 포기한 것이다.

따라서 안 검사가 ‘9월 3일엔 영장 보여줬다’고 한 주장이 거짓말인 것은 의문의 여지 없이 당연하고, 그 거짓말이 김 조교의 “아닌데?” 발언을 무마하려 내놓은 단 하나의 근거인데다 그조차 동문서답이라는 점에서, 9월 10일 안 검사가 김 조교에게 압수수색 아니라고 알려줬었다는 주장 역시 객관적으로 거짓말이라고 보는 것이 지극히 타당하다.

만약 안 검사가 9월 10일 교양학부에서 김 조교에게 ‘압수수색 아니다’라고 알려줬던 게 사실이라면, 상식적으로 김 조교의 ‘잘못된 기억’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으로서 대뜸 “영장을 안 보여줬잖아”라는 너무도 뻔한 어거지 거짓말로 윽박지르듯 대응했을 리도 만무하고, 김 조교가 한 발 물러서자 마자 제대로 이해시키려는 추가 노력도 없이 화제를 돌려버릴 리는 더욱 없다. 이렇게 극도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 말이다.

증인 무력화 신문의 능력자, 안성민

여기서, 앞서 2020년 7월의 김 조교 2차 증인 출석 당시에 안성민 검사가 김 조교에게 던졌던 질문의 한 대목을 다시 돌아보자.

안성민 검사/ 수사관님하고 같이 줬는데 기억이 안 나는가요? 제가 그렇게 설명을 드렸는데, 증인이 저한테 분명히 “또 압수수색 영장이 압수수색인가요”라고 물어본 것은 기억나는가요, 기억이 안나는가요?

여기서 안 검사가 “제가 그렇게 설명을 드렸는데”라고 한 말의 시점은 도대체 언제일까. 2월 11일 통화 당시를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9월 10일 PC 압수 당시를 말하는 것일까?

두 경우 모두 논리적으로 말이 된다. 하지만 전자라면 ‘참’ 명제이고 후자라면 ‘거짓’ 명제이다. 그런데 안 검사의 말을 들어서는 전자와 후자 중 어느 쪽인지 판단이 되지 않는다. 범위를 더 넓혀 신문의 전체 맥락을 되돌아봐도 의미가 매우 모호하다.

즉 2월 11일 통화 당시 자신이 했던 말이라는 ‘사실’과 9월 10일에 설명했다는 거짓 ‘주장’ 중 어느 쪽인지 모호한 발언이다. 이렇게 극도로 모호한 명제를 전제로 포함해 질문을 하면 증인석에서 신문을 받는 증인의 입장에서는 당장 뭐라고 대응할지 멈칫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도 김 조교가 안 검사의 유도신문에 효과적으로 반박하지 못했던 중요한 원인일 것이다. 더욱이 안 검사는 앞서 2월 11일 통화의 경험에서 김 조교가 기습적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면 물러설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안 검사가 ‘압수수색이냐’ 질문을 받은 사람이 바로 안 검사 자신이라고 주장한 수법의 문제도 다시 돌아보자. 여기서 두 가지 부당한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첫번째로, 검사가 증인석에 앉은 김 조교의 면전에서 자신이라고 주장함으로써 김 조교가 정면으로 아니라고 반박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다른 사람 얘기를 하던 중에 가만히 듣기만 하던 대화 상대방이 갑자기 ‘그거 나였어’라고 주장하고 나서면, 일상적인 상황이고 동등한 관계라도 당장 정면으로 부인하기가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일단 당황부터 하게 마련이다.

더욱이 이 시점 두 사람의 관계는 법정에서 신문하는 검사와 대답할 의무가 있는 증인의 관계였다. 상상해보시라, 독자의 입장이라면 어땠을 것 같은가. 법정에서 검사가 증인석에 앉은 독자에게 ‘나랑 얘기한 거잖아, 나 맞지?’라고 묻는다면, 정면으로 아니라고 부인하기가 과연 쉬울까?

두번째 효과는 더 심각하다. 법정에서 검사가 사건에 뛰어들어 ‘바로 나’라고 주장함으로써 같은 공간에서 듣고 있는 재판부에게 설득력이 과장되는 것이다.

신문 중인 검사가 직접 관여한 관계자라는 것이니, 답하는 증인이 큰 용기를 내어 정면으로 부인하지 않는 이상엔 재판부의 입장에서는 주춤하고 망설이는 증인의 답변보다 검사의 ‘명쾌한 전제’에 더 주목하기 십상이겠고, 객관적 검증 없이 덥석 믿어버리기도 쉬워지는것이다.

증인의 기억과 진술 의지를 흔들어놓은 안성민 검사

아무리 반대신문에서 유도신문이 허용된다고 해도, 문제의 안 검사 신문은 일반적인 유도신문과도 크게 다르다.

통상적인 유도신문이 증인으로부터 ‘예’라는 답을 얻어내기 위한 것인 데 반해, 안 검사의 유도신문은 오히려 증인을 혼란시키고 위축시켜 진술 의지를 꺾기 위한 것이었다.

더욱이 안 검사는 법정 증인 출석 전에 미리 전화를 해서는 김 조교가 할 수 있는 '위험한 증언'에 미리 손을 썼다. 기가 막히는 억지 궤변 논리로 김 조교가 자신의 기억 그대로 증언하는 것을 망설이게 만들었고, 해당 문제 신문 당시에는 사실관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질문함으로써 증인을 또다시 농락했다.

2월 11일 통화가 김 조교의 증언에서 여러 번 언급되었음에도 재판부가 주목하지 못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법정에서 안 검사가 구사한 극도로 기만적인 신문 수법들은 재판부가 즉시 제지했어야 했다.하지만 재판부도 검사 측 변칙 수법들에 휘둘려 다니는 눈치가 역력한 상황에서 무엇을 바랄 것인가.

이쯤 되면, 항소심에서 ‘비정상종료’ 문제로 재판부와 변호인, 기자들을 ‘눈 뜨고 코 베인 바보’로 만들어버린 PPT 야바위질의 실행자로서 여러 검사들 중에서도 이 안성민 검사가 나선 이유가 짐작이 되지 않는가.

다음 회에서는 지금까지 살펴본 안 검사의 증인 교란 행위들에얼마나 심각한법적 문제들이있는지를 따져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