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을 발표하자 언론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불문하고 "총선용"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위원장은 '여의도 정치 종식'을 키워드로 내걸었는데, 대검찰청을 세종시로 옮기면 검찰 개혁이 이뤄지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 이전하는 문제는 헌법적 문제이며,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온 의제라는 점에서 총선 전 급작스럽게 던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비판이다.

한 위원장은 총선을 2주 앞둔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고, 국회의사당은 서울의 새 랜드마크로 시민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국회가 세종시로 완전 이전하게 되면 국회의사당 주변 규제도 풀리게 된다며 일례로 여의도 일대 50m 이하로 설정된 고도지구 높이 제한 규제를 풀겠다고 했다. 이어 마포·영등포·동작·양천·용산 등의 지역에서도 연쇄적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겠다고 했다.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은 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추진 등 민주당이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며 제기한의제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2004년 헌법재판소는 '관습헌법상 수도는 서울'이라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상 국회가 있는 곳을 수도로 본다는 것이다. 수도 이전에 대한 국민적 의사 확인과 개헌이 필요한 사안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정부부처 일부를 세종시로 이전하고, 국회 분원을 세종시에 두는 작업이 진행돼 왔다.

28일 동아일보는 사설 <한동훈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개헌 없이 가능한가>에서 "총선을 코앞에 두고 여의도 개발과 한 묶음으로 국회 이전 공약을 내걸어 마포 등 해당 지역 인근과 세종 등 충청권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며 "표가 급하다고 총선 전에 정략적으로 던질 의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국회 세종 이전은 민주당이 2016년 총선에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위헌 시비가 있어 백지화했고, 지난 총선에서는 위헌 소지 때문에 단계적으로 밀어붙이려 한 것이라며 "그때는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변명 한마디 없이 돌연 태도를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국민의힘이 차기 국회에서 정식으로 국회 완전 이전을 제안한다면 그 실행은 이미 같은 공약을 낸 적이 있는 민주당까지 합세해 개헌을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다만 그럴 경우 수도 이전의 문제가 되고 대통령실 완전 이전에 대해서도 합의를 봐야 한다"고 했다. 선거와 관계없이 진정성만 있다면 언제든지 추진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한 위원장 공약 발표에 대해 "이미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으면서 선거에 이기면 하겠다고 얘기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할 수 있는 일들을 지금 즉시 실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사설 <국회의 세종 이전, 총선 2주 전 불쑥 내놓을 사안인가>에서 개헌 논쟁과 외교부·국방부 등 서울에 남아있어야 할 부처의 이전으로 발생할 비효율 등을 거론하면서 "무엇보다 총선 직전에 사회적 합의가 미흡한 상태에서 이런 중대 국정 사안을 불쑥 발표한 건 적절치 못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당장 충청권과 고도제한 해제의 수혜를 볼 여의도 일대 및 용산·성동·마포·동작 등 이른바 ‘한강벨트’의 표심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이전의 의도가 아무리 좋다 할지라도 ‘선거용’ ‘정략적 접근’이란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추진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나라의 중장기 발전을 위해 백년대계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국가적 대사업일수록 더 그렇다. 세종으로 옮긴 정부 부처가 그랬듯, 국회 또한 한번 옮기면 문제점이 드러나도 다시 서울로 이전하기 힘든 법"이라고 짚었다.

세계일보는 사설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선거용 아닌 백년대계로 추진해야>에서 "우려되는 대목은 국회 이전 문제가 선거철 표심을 노린 카드로 사용되고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선거용으로 급조된 공약은 선거가 끝나면 추진 동력을 잃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국회 세종시 이전은 야당도 이미 추진 의사를 밝혔던 만큼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가 백년대계 차원서 추진 로드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매일경제는 사설 <한동훈"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선거용 공약 그쳐선 안돼>에서 "세종 이전은 선거 때마다 메가톤급 단골 이슈로 등장했다. 한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국회 이전 공약을 꺼낸 것도 총선 공식 선거운동 하루 전"이라며 "행정력 낭비를 막고 국토 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의할 가치는 충분하나 선거 판세가 불리하다고 해서 불쑥 꺼낼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한동훈의 “국회 세종시 이전”, 선거 2주 앞에 던질 일인가>에서 "그간 국회의 세종시 이전에 반대하고 소극적이던 당사자는 바로 현재의 여권이었다. 한 위원장이 입장 번복에 대해 사과·설명은 한마디 없이 마치 새로운 공약인 양 내세우는 건 온당치 않다"며 "'대파 소동'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에 분노한 시민의 눈을 잠시 돌리려는 정략적 발상이어선 안 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한 위원장의 '여의도 정치 종식' 주장에 대해 "독단적"이라며 "후진적인 정치 문화를 개혁해야 한다는 취지는 알겠지만, 국회가 자리잡은 물리적 공간을 여의도에서 세종시로 옮긴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리 만무하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를 세종시로 옮기면 검찰 개혁이 이뤄진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또 경향신문은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의 동북권·서북권 11개 자치구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발표를 언급하며 세종시를 키우고서울시를 확장하겠다는여권의 정책은 "그 자체로 모순"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선거용으로 앞서간 것이거나 서울·세종 지역 부동산 부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사탕발림"이라고 했다.

카지노 : 반면 일부 언론은 한 위원장의 공약을 띄우는 논조를 보였다. 서울신문은 사설 <국회 세종시 이전으로 국가 행정력 낭비 끝내야>에서 공무원들이 서울과 세종을 수시로 오가는 비효율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여의도 개발은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애초 세종시 자체가 수도권 집중 완화와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2002년 대선 당시 충청 표심을 노린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대선 공약의 산물이라는 점도 부인키 어렵다"면서도 한 위원장의 공약이 '총선용'이라는 지적은 없었다.

아시아투데이는 사설 <한동훈·오세훈의 ‘여의도·강북 대개조’ 청사진>에서 "여권이 서울 여의도 및 강북을 대대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여권이 이들 지역에 대한 '대개조' 선언을 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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