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 : 더피알=신아연|8년 전인 2016년, 고관절 골절 수술 중 황망히 돌아가신 필자의 어머니.

ai 투자 : 위중 상태에 빠져 곧장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가족 전원이 인공호흡기와 각종 센서, 콧줄 등 이른바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편하게 운명토록 해 드린 것이 세월이 지날수록 위안이 된다.

비록 작별 인사 한 마디 나누지 못했지만 연명 치료과정에서 겪게 될 어머니의 고통을 생각하면 자식들의 아쉬움은 두 번 째고 그렇게 보내드린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2년 후인 2018년에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됐다.

‘연명의료’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회복에 대한 기대없이 임종까지의 기간만 연장하는 의료 시술을 말한다. 인공호흡기 부착,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혈압상승제 투여 등이 해당된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환자의 의향에 따라 임종과정에서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2016년에 제정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단계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에 이은 조치다.

만약 필자의 어머니가 의식이 있어서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본인의 의사를 분명히 밝힐 수 있었다면 법의 취지에 가장 맞았겠지만 막상 겪어보니 임종 상황이란 것이 그렇게 딱 부러지게, 예측 가능하게 임하지 않더라는 것이었다.

결국 당사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을 경우 가족 전원이 합의해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는 관행에 따라 돌아가신 경우가 된 것이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이 어디 필자 어머니에만 해당할까. 현실은 임종기와 말기 구분도 명확하지 않다. 임종기는 수일 내에 사망이 예측되는 경우이며, 말기는 수 개월 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측하여 구분한다지만 이 기준은 매우 모호해서 의사조차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니 어느 시점에서 연명치료를 놓아야할지 우왕좌왕하는 사이 고통스러운 연명치료기간이 늘어나기 일쑤라 10명 중 6명은 원하지 않는 연명치료를 계속 받다가 세상을 떠나고 있다.

죽음 직전에야 연명치료에서 놓여날 수 있다면 사전에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나마나한 게 아닌가.

문명이, 의학이 발달할수록 죽는 일이 복잡해졌다. 죽음 그 자체보다 죽음을 맞는 방법이 공포스러워졌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의료와 단순히 ‘붙잡기 위한’ 의료 사이에서 고통받는 것은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다.

다행히 정부가 관련법의 이와 같은 사각지대의 현실적 개선에 착수키로 하겠다니 안도하며 기다려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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