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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두고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에서 열린 수능예비소집에서 수험생들이 수험표를 배부받고 있는 모습. 〈영남일보 DB〉

지난해 대구 인구가 늘었다. 지난 10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대구 인구는 1만1천269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 250만5천644명, 2017년 247만5천231명, 2022년 236만3천 691명으로 해마다 줄어들던 대구 인구가 처음으로 늘어난 게 의아하다. 그런데 사실 놀랍지 않다. 대구 인구의 증가는 경북이었던 군위군의 편입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기준 군위 인구는 2만3천186명이다. 단순하게 계산했을 때 결국 대구 인구는 사실상 1만2천명 정도 줄어든 셈이다.

특히 청년 유출이 심각하다. 학업과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향하는 비수도권의 청년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북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대구를 떠난 청년(19~34세) 수는 1만1천명(순유출)이다. 대구 전체 인구 순유출(2만4천명)의 46%를 차지했다. 대구를 떠난 청년의 81.6%는 서울·경기·인천으로 향했다. 경북을 떠난 청년도 9천명에 이른다. 대부분 수도권(78.8%)에 정착했다. ‘인 서울 대학’ 진학 및 수도권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대구경북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경북을 비롯해 비수도권에서 청년의 유출을 막으려면 양질의 교육기관과 일자리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우동기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장. 영남일보DB

◆ “지역 인재 양성, 정주 생태계 만들어야”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우동기 위원장은 청년 유출을 막기 위해 ‘지역 인재’를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지역 의대의 ‘지역 인재 비율 확대’를 주문했다. 우 위원장은 “지역 인재가 지역의 경쟁력 있는 대학에서 공부해, 지역의 좋은 일자리에 취업하고 지방에 정착하는 ‘지역인재 양성·정주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지역 대학들의 ‘지역 인재 전형’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의과대학 등 수도권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단과대학 및 전공에 지역 인재들을 위한 입시 전형을 운영하자는 게 우 위원장의 설명이다. 역외로 나가는 지역 인재를 붙들어 매자는 것이다. 인재 유출이 높은 의대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 간호대, 첨단학과 등이 대상이다.
우 위원장은 “특히 이미 지역 인재 전형을 시행하고 있는 의학 계열 입시부터 빠르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의 의학 계열(의대·약대·치대·한의대)에서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의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2022년 입시부터 지역인재 전형을 시행하고 있다.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호남권, 충청권, 강원권, 제주권 등 6개 광역권역으로 운영한다. 해당 권역 내 고등학교 입학 및 졸업 학생만 지원이 가능하며, 각 권역에서 지역 인재로 40% 이상을 선발해야 한다. 다만, 인구 규모를 고려해 강원과 제주지역만 예외로 20% 규정을 적용받는다.

◆ “대구경북 의학계열 지역 인재 전형 비율 80%로 늘려야”
지방시대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도 입시 기준 대구·경북 지역 의대의 지역 인재 전형 비율은 50% 대, 약대는 61%대 수준이다. 우 위원장은 “대구·경북에서 지역 인재 전형 비율을 80% 이상으로 늘리면 우수한 인재가 지역을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지역 의료인력 확충 등 복합적인 문제들이 한 번에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 들어 추진되는 지역교육 혁신 정책인 ‘교육자유특구’와도 맥이 닿아있다는 것이 우 위원장의 설명이다. 우 위원장은 “지방에서 자란 학생들이 지방에서 공부하고, 일자리를 가지고 그 지방에 정주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것이 교육자유특구의 정책 목적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빠르게 적용이 가능한 의대부터 시행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인재 특별전형 확대는 대학 학칙으로 조정 할 수 있어 대학의 ‘결단’만 있다면 가능하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최근 지역 대학 총장들과 만나 지역 인재 선발 비중 확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타 지자체들도 적극적이다. 2023년도 입시 기준 부산대 의대 신입생의 82%는 이미 부산, 울산, 경남 고교를 졸업한 들로 채워졌다. 부산대 의대가 수능 최저 점수 제도를 없애는 등 지역 인재 확대를 위해 노력한 덕분이다. 제주대 의대도 지역 인재들의 유출을 막고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현재 지역 인재 선발 비율 32%에서 점진적으로 80%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 공교육 정상화가 열쇠
우 위원장은 “공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수능 성적이 아니라 학생부 종합전형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고등학교의 교육 성과를 가지고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제도와 지역인재 전형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수능 위주로 입시를 끌고 가서는 지방 학생들이 수도권 학생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대학 자율적으로 대학입시전형을 수능 중심이 아니라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이미 제도적으로 열려 있다”고 했다. 실제 제주대 의대는 공교육 중심의 고교 교육 내실화를 위해 수능 성적 없이 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 전형 도입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일부 수도권에서 “지역 인재 전형을 확대하면 수능 점수가 낮은 학생을 선발해서 어떻게 의사로 양성할 수 있는가”라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우동기 위원장은 “서울대에서 농어촌 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나서 많은 걱정이 있었지만 3학년이 되면 일반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을 따라잡고, 졸업성적은 더 우수하다는 보고도 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육 환경에서 공부했지만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했던 농어촌 전형 입학생들이 대학 교육에서 학문적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역 인재 전형으로 선발된 학생들이 의사 국가고시에서 100%에 가까운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 수의대, 첨단학과에도 지역 인재 전형 도입해야
우 위원장은 현재 ‘의무’에서 빠져있지만, 일부 대학에서 운영 중인 ‘수의대’에도 지역인재 선발 비중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지역 인재 선발 비중에 대한 제한 없이 경북대(지역인재 비중 21%) 등이 자체적으로 이 제도를 운영한다. 반려견 인구 증가 등으로 수의대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빠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게 우 위원장의 설명이다.

우 위원장은 “의대뿐 아니라 지역 인재 전형을 첨단학과 등에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지역 공교육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지고 지역인재 양성-정주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지방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기자 [email protected]

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기사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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