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혐의로 기소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해 9월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관련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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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은 할로윈으로 난리라 신경 쓰이기도 하구요.” (2022년 10월 29일 오후 9시 6분경,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단체방에 올린 메시지)

판사 : “잠깐만요, 박희영 피고인은 어떤 취지로 이 카톡을 보내신 거예요? 어떤 부분이 신경 쓰이길래 이 카톡을 보내신 겁니까?”

박희영 : “당시 그… 클럽발 코로나가 발생할까봐 걱정 많이 했었습니다. 왜냐면… 코로나 당시에, 클럽발 코로나가 이태원에 굉장했었거든요. 그래서 클럽발 코로나가 다시 활성화될까봐 되게 걱정을, 저희 구청에서는 (유승재 전)부구청장과 제가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중략)

판사 : “(박희영 구청장이)오후 8시 20분경에 용산(자택에) 왔으면, 그날이 핼러윈데이가 피크 날이라면, 구청장이 좀 현장 상황을 확인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아까 코로나 때문에 신경 쓰인다고 했는데, ‘사고’가 아니더라도 ‘코로나’와 관련해 문제가 없는지 현장에 나가서 직접 확인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박희영 : “일단 정비를 좀 하고 나가려고 했었습니다… 비서실장에게 일단 좀 보고를 받고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던 차에, 비서실장이 먼저 당직실에 확인을 좀 하고, 추가 민원이나 이런 게 없었느냐, 이런 보고를 받고 현장을 둘러보자, 이러던 차에 있었습니다…”

판사 : “그래서 현장에 나온 건 몇 시죠?”

박희영 : “(오후)10시 51분경에 보고를 받고 나왔습니다.”:

판사 : “사고 발생 보고를 받고요?”

박희영 : “네… 준비를 하고 있다가 바로….”

15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김병일·백송이) 심리로 열린 박희영 용산구청장 업무상과실치사 사건 공판에서는 이태원 참사 당시 박 구청장의 행적과 관련된 재판부의 질문이 이어졌다.

검찰에 따르면, 박희영 구청장은 참사 당일인 2022년 10월 29일 고향인 경남 의령에 들렀다가 오후 8시 22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 도착했다. 박 구청장의 집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불과 300미터 정도 떨어져있다. 도보로 5분 거리다. 하지만 재판부가 의문을 표시한 대로, 박 구청장이 이태원 참사 현장에 도착한 것은 두 시간 반이 지난 오후 10시 59분경이었다. 참사 발생(오후 10시 16분) 후 40여분을 넘긴 때였다.

재판부는 박 구청장에게 “핼러윈데이 피크 날이면 구청장이 현장 상황을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거듭 물었다. 박 구청장은 이례적으로 직접 답변에 나서 “(자택에서)정비를 좀 하고 나가려고 했었다”고 해명했다. 박 구청장 측 변호인은 “워낙 사람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구청장이 현장에)간다면 어딜 가야 된다는 건지도 명확하지 않다”라며 “용산구청장이 직접 현장에 나가는 게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법정서 직접 반박한 박희영 “나가려고 하고 있었다…”

박 구청장은 자택 도착 후 참사 현장 출발 전 부하 직원 등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자신이 보낸 ‘이태원은 할로윈으로 난리라 신경 쓰이기도 하구요'(2022년 10월 29일 오후 9시 6분경)라는 메시지가 인파 운집이 아닌 코로나 방역에 대한 우려였다고도 주장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기 6개월 전인 2022년 4월에 이미 해제된 상태였다. 2022년 4월엔 코로나의 감염병 등급도 1급에서 2급으로 떨어진 바 있다.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직원들에게 용산 대통령실 인근 시위 피켓을 수거하라는 지시를 내려 인파 대응에 차질을 줬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직접 반박했다.

박희영 :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용산경찰서)외사과에서 저한테 전화가 왔다. ‘(오후)9시에 집회가 끝났는데, 전단지(시위 피켓)가 바닥에 떨어져있다’고 해서, ‘그게 구청 업무냐’고, 제가 몰라서(물어봤다). 그리고 일단 전달만 했지, 그걸 (직원들에게)지시하거나 지금 (수거를)실시하라거나 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 측은 박 구청장의 문자 메시지를 종합할 때, 전단지 수거 지시를 한 게 맞다고 재반박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직원들과 있는 단체방에서 “빨리 전화하세요”(2022년 10월 29일 오후 8시 59분), “강태웅(당시 더불어민주당 용산 지역위원장) 현수막 철거도 부탁해요”(2022년 10월 29일 오후 9시 4분)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용산구청 직원은 박 구청장에게 “민주당 현수막은 전부 새벽에 제거 예정입니다! 시위피켓은 당직실 통해서 바로 제거토록 하겠습니다!”(2022년 10월 29일 오후 9시 5분)라고 답변했다.

용산구청 공무원들의 진술 “참사 당일 해밀톤 호텔 인파, 평소의 5~6배”
큰사진보기 ▲ 지난 2022년 10월 29일 밤, 이태원 참사 현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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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진행된 증거조사에서는 참사 당일에 대한 용산구청 공무원들의 다양한 수사기관 진술이 공개되기도 했다. 용산구 공무원들은 참사 발생(오후 10시 16분) 3시간쯤 전인 당일 오후 7시 30분에도 사고 발생 지점인 해밀톤 호텔 주변 인파가 보통 주말보다 과밀하게 밀집해있던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A 직원 “핼러윈 데이 부서 추진 사항을 보면, 10월 29~30일 18~23시까지로 근무시간이 기재돼있는데, 실제 근무는 16시부터 20시까지였다.”

B 직원 “해밀톤 호텔 뒷길을 기준으로 보면, 평소 토요일은 ‘와 사람 많다’ 정도인데 이번 핼러윈 때는 사람들이 움직이지도 못해, 평소 토요일보다 5~6배 정도 많았다. 19시 30분경에 해밀톤 호텔 뒷길을 순찰하려고 했는데 인파가 너무 많아 들어갈 수가 없어 순찰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C 직원 “20시경 불안감이 많이 느껴졌던 건 사실이지만, 이번과 같은 큰 사고가 날 줄은 몰랐다.”

D 직원 “21시경 이태원역 1, 2번 출구 앞 인도는 보행자들로 인해 가득 차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E 직원 “용산구청에서 3년간 당직 근무를 하고 순찰을 나갔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을 본 건 처음이다. 대략 22시 20분경.”

“용산구청 직원들이 마포 법원에 왜 오나” 유가족 항의도
큰사진보기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5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자신의 업무상과실치사 사건 공판이 종료된 뒤 차를 타고 빠져나가고 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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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재판이 끝난 뒤 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법정에 방청을 왔다 돌아가는 용산구청 공무원들을 향해 “용산구 공무원들이 왜 무더기로 (서부지방법원이 있는)마포구에 오나, 근무지 이탈 아니냐”라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재판을 참관한 고 윤석근씨 아버지 윤석보씨는 “도대체 몇 명이나 와있는지 모르겠다”라며 “박희영 지키느라 구청 공무원들이 이렇게 많이 와도 되는 거냐”고 했다.

실제 이태원 참사 관련 다른 공판에는 통상 10~20명 정도 인원이 재판을 참관하는 것과 달리, 박희영 구청장 공판에는 매번 50~60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재판을 방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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