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가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위원장 김홍일)에 대한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익위가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들도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1일 권익위는 방문진권태선 이사장, 김석환 이사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관련 자료를 경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 이동관)에 넘겼다.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 사안들이 확인되었을 뿐만 아니라 방문진에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볼 소지가 있는 사안 역시 확인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권익위가 조사에 착수했다는 이유로 KBS 이사장을 해임했고, 권익위가 이해충돌 판단을 발표한 당일 방송통신심의위원을 해촉했다. 방통위가 권익위 조사결과를 근거로 방문진 이사 해임을 강행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MBC 관계자는 미디어스에 "국가권력이 총동원된 MBC 장악 시도에 뛰어든 권익위 책임자들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보수노조(MBC 제3노조)의 신고를 빌미로 5일 만에 기다렸다는 듯 강제조사를 방문진에 통보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공영방송 이사 해임을 위한 공동작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과 김석환 이사는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적이 없다며 권익위의 위법행위에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태선 이사장은 MBC 임직원에게 3만 원을 초과한음식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김석환 이사는 부산 집근처에서 업무추진비를 생활비로 사용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두 이사는 "법인카드를 정당하게 사용했고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 방통위도, 권익위도 위반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법 위반이면 위반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다. 신고사건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적 평가를 확정하지 못했다면 '소지가 있다'는 모호한 인상평을 내놓으며 당사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민들의 눈을 속일 것이 아니라 '조사 결과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이사는 "권익위는 정작 무엇을 확인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구체적 사실관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법적 평가는 어떠한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다"면서 "방문진은 해마다 청탁금지법 관련 교육을 실시했고, 임직원들은 교육 내용에 따라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지금까지 그랬듯 관련 쟁송절차 등에서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음을 충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두 이사는 권익위의 이번 발표가 진행 중인 해임처분 집행정지 사건과 본안소송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의심했다. 이들은 "방통위는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를 위법하게 해임하였고, 법원은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의 해임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사건에서 네 차례나 해임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며 "권익위의 오늘 조사 결과 발표는 해임처분에 대한 위 집행정지 사건 및 본안소송에 부당한 영항을 미칠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두 이사는 "스스로 보기에도 성립하지 않는 해임사유로 방문진 이사들을 해임해놓고 그것이 저지되자, 추가 해임사유를 억지로 발굴하고 진행 중인 소송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고 한 것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며 "그렇지 않다면 '소지가 있는 사안들이 확인'되었다는 식의 모호한 주장을 조사결과라며 발표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입장을 내어 "권익위가 윤석열 정권에서 자행되고 있는 방송장악 음모의 한 축이자 앞잡이임을 자인한 것"이라며 "권익위의 이번 조사는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위법 소지가 다분하다"고 규탄했다.

MBC본부는 "신고 내용 자체가 지난 8월 방통위의 방문진 검사·감독에 따른 것으로 이미 언론매체 등을 통해 공개된 내용인 바,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르면 조사기관 이첩 없이 종결할 사안"이라며 "이미 공개된 방토위의 검사·감독 결과와 똑같은 내용을 권익위가 권한에 없는 강제조사까지 강행한 뒤 다시 방통위에 이첩하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라고 했다.

부패방지권익위법 제59조 제3항은 특정 신고를 조사기관에 이첩하지 않고 종결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신고내용이 언론매체 등을 통해 공개된 내용에 해당하고 공개된 내용 외에 새로운 증거가 없는 경우 ▲다른 법령에 따라 해당 부패행위에 대한 감사·수사 또는 조사가 시작되었거나 이미 끝난 경우 등이 해당된다. (관련기사▶이동관 탄핵 소추 전, MBC 대주주 방문진 이사 해임될까)

MBC본부는 "결국 이동관 방통위는 KBS 남영진 이사장 해임처럼 권익위 조사를 이유로 또 다시 방문진 이사에 대한 해임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사실관계가 정확히 확인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탄핵을 앞둔 이동관이 오로지 MBC 장악을 위해 권태선 이사장과 김석환 이사에 대한 해임을 급히 밀어붙인다면, 탄핵을 넘어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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